어릴 적 시간의 흐름은 지금과 달랐어요. 그때의 시간은 너무도 천천히 흘렀죠. 영원할 것 같던 여름날도 돌아보면 눈 깜짝할 새 지나가고, 우린 금세 어른이 됐습니다. 〈The Gardens Between〉은 이런 시간의 흐름이라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주제를 다룬 퍼즐 게임입니다.
이사를 하루 앞둔 아리나. 그녀는 단짝인 프렌드와 함께 나무 위에 지어진 비밀기지에 쪼그려 앉아 있습니다.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래는 그날 밤, 밖에서는 거센 폭풍이 몰아칩니다. 번쩍이는 번개와 함께 둘은 몽환적 세계에 떨어지죠.
게임의 무대는 망망대해 위 바위섬입니다. 섬은 두 주인공의 추억이 스며 있는 물건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오래된 TV, 게임기, 막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몸을 담갔던 어린이용 미니 풀까지. 각 스테이지의 퍼즐 하나하나를 풀다 보면 두 사람의 추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화면을 스와이프해 시간을 앞뒤로 돌려, 아리나가 램프에 빛을 담도록 도와야 합니다. 램프를 잠깐 내려 뒀다가 시간을 돌려 돌아오거나, 앞으로 나아가서 빛을 뺏어가는 장치를 끈 후 다시 시간을 돌리는 등 섬을 구성하는 요소에 변화를 줘야 해요.
초반 스테이지를 예로 들어볼까요. 나무 블록 더미가 길을 막고 있습니다. 프렌드가 기둥을 조작하면 블록에만 해당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시간을 돌려 무너지기 전 모습으로 만들어 치울 수 있습니다.
아리나가 나무 바닥에 고정된 거대한 톱을 뛰어넘는 곳도 있어요. 하지만 프렌드는 넘을 수 없죠. 이럴 땐 시간을 앞뒤로 반복해서 돌리면 됩니다. 아리나가 나무 바닥을 밟다 보면 톱이 떨어집니다.

영화나 소설 속에서도 시간이란 참 민감한 요소입니다. 조금만 변화를 줘도 예상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죠. 이 게임은 이런 시간의 특징을 잘 담아냈습니다. 하지만 진짜 매력은 게임 속 이야기와 조작 방식의 관계입니다. 추억이 영원하기를 갈망하는 두 친구의 마음이 시간을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의 퍼즐을 탄생시켰죠. 〈The Gardens Between〉의 참신한 퍼즐과 이야기를 즐기다 보면 옛 단짝이 떠오를지도 몰라요. 그때 그 친구에게 연락 한번 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