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S ARE ART

브롤러의 아버지
폴 체임버스

〈브롤스타즈〉의 콘셉트 아티스트를 만났습니다.

슈퍼셀의 콘셉트 아티스트 폴 체임버스(Paul Chambers). 그는 브롤러들의 아버지나 다름없습니다. 〈브롤스타즈〉의 매력 넘치는 캐릭터가 모두 그의 손끝에서 태어났죠.

“캐릭터의 기능과 외형 등 기본 방향을 정해 게임 속에 실현하는 과정을 총괄합니다. 게임 속 캐릭터의 ‘기능’을 먼저 생각하고, 그걸 표현한 디자인을 스케치한 다음 3D로 옮기죠. 이후 테스트와 수정을 거쳐 브롤러를 완성합니다.”

한눈에 파악되는 캐릭터

〈브롤스타즈〉 캐릭터들은 공격하는 거리, 사용하는 무기와 스킬의 종류에 따라 나뉩니다. 체임버스는 새 브롤러를 구상할 때마다 이런 특징들을 잘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새로운 캐릭터의 특징을 구구절절 설명해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겉모습만 봐도 어떤 캐릭터인지 알 수 있도록 했죠.
폴 체임버스, 〈브롤스타즈〉 콘셉트 아티스트

“캐릭터의 특징이 시각적으로 분명히 드러나야 게이머들이 재미를 느낍니다. 무기, 공격 방식, 스킬 등이 정리되면 아이디어를 바로 그림으로 옮겨온 후 계속 고쳐나가요. 이런 저런 무기를 쥐여줬을 때, 너무 뻔한 캐릭터처럼 보이거나 특성이 애매하다 싶으면 다시 그리는 거죠.”

니타나 로사도 그런 이유로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습니다. 니타나 로사를 처음부터 주먹 쓰는 캐릭터로 설정한 것은 아닙니다. 체임버스 생각에는 모든 캐릭터가 총을 들면 개성과 재미가 없을 것 같았죠. 로사를 아프로 스타일의 권투 선수로 만들어 공격 거리가 짧은 캐릭터라는 걸 부각했습니다. 니타는 근거리 광역 공격을 하는 캐릭터여서 무기 없이 맨손으로 공격하도록 만들었죠.

수정 거치며 환골탈태

체임버스는 캐릭터의 모습이 처음 구상했던 것과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캐릭터의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밸런스를 확인하다 보면 대대적인 수정이 이뤄지기 때문이죠.

“처음과는 완전히 달라진 캐릭터도 있어요. 타라처럼요. 원래는 블랙홀 같은 수정 구슬을 든 닌자를 생각했어요. 캐릭터를 손 보면서 구슬은 내려놓고 카드를 들게 했죠. 여기에 고대 이집트 스타일을 더해 지금의 미라 모습이 완성됐습니다.”

이렇게 큰 변화를 보인 캐릭터는 또 있습니다. 모티스는 처음에 뱀파이어가 아닌 장의사 콘셉트였다고 해요. 그래서 삽을 들게 됐고, 미국 프로 레슬러 ‘언더테이커’처럼 중절모를 쓰고 있는 거죠. 그러다 점차 뱀파이어의 모습을 띠게 됐어요.

흥미진진한 뒷이야기

체임버스는 서부극 콘셉트를 중심으로 하되 1950년대 미국 스타일을 더하고, 로봇과 인간 이외의 종을 추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외형이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탄생했지만 처음부터 이런 캐릭터들을 기획했던 건 아니었어요. 캐릭터의 기능에 맞춰 그걸 시각적으로 표현하면서 나온 결과죠.

“게임 속에서 숨겨진 이야기를 찾는 재미를 더했죠. 캐릭터들이 서로 어떤 관계인지 쉽게 유추해볼 수 있는 배경 요소를 스타일 속에 담았습니다. 게이머들은 캐릭터의 스타일에서 배경과 캐릭터의 관계에 대한 힌트를 얻으면서 게임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죠.”

비비, 브룩, 불은 1950년대 미국 스타일을 담아 ‘레트로폴리스’라는 도시에 사는 크루로 만들어졌죠. 후드를 뒤집어 쓴 니타와 레온은 남매이고, 로봇인 대릴과 틱은 페니의 해적 동료입니다.

모든 아티스트는 자신이 만든 캐릭터가 사랑받길 원할겁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캐릭터를 만들 당시 목표는 완벽한 게임 경험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통일감 있으면서도 색다른 아트 스타일도 모두 그걸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죠. 캐릭터를 완성한 후에 ‘스파이크는 왜 선인장이고 눈이 없는 걸까?’ ‘비비는 왜 화가 나 있지?’ 하는 소소한 질문을 받는 것조차 즐겁습니다. 한국 게이머들이 브롤러를 사랑해주는 건 더 없이 고마운 일이죠.”